

사이토 마사토 지음, 천선필 옮김, 사카나 그림 / 디앤씨미디어(주)(D&C미디어)
나의 점수 : ★
사이토 마사토의 <그녀는 태클당하는 걸 좋아해!>는 '하이텐션 러브 코미디'를 표방하며 출간된 작품이다. 평범하기 이를 데 없는 남자 주인공이 우연히 라디오 진행을 하게 됨으로서 만나게 된 유명 성우와 벌어지는 일을 다루고 있다. 설정만 보면 전형적인 계급차가 나는 히로인과의 연애담. 소위 별나라 공주 스토리이다.
단적으로 말하면, 이 작품은 라이트노벨 이전에 소설로서조차 너무 부족한 작품이다. 초반부의 사건 설정, 이후의 전개양상, 러브코메적 이벤트 장면까지 모든 것이 다 우연성에 의존하고 있다. 무슨 고전소설인가 하는 착각이 들 정도다. 우연성의 활용이 독자가 납득할 수 있는 범위를 그야말로 아득히 뛰어넘었다. 더구나 마지막의 뜬금없이 나오는 판타지적 요소는 그야말로 독자를 벙찌게 만든다.
라이트노벨은 소설의 범주에 속하며, 소설은 갈등의 문학이다. 그런데 그녀태클은 갈등이 없다. 무슨 거창한 것을 얘기하고 있는 것이 아니다. 단순히 독자가 이어지는 내용을 기대하게 할 만한 요소가 전혀 없다. 이야기 속에 캐릭터들이 녹아드는 것이 아니라, 캐릭터와 이벤트로만 이야기를 강제로 짜맞추는 느낌마저 든다. 독자가 소설에 일말의 감정을 느끼질 못하게 만들어 버린다. 어떤 고등학생이 우연히 유명 성우를 만나 라디오를 했고 노력해서 계속 녹음하게 됐는데 그게 뭐 어쨌다는 것인지 모르겠다.
전체적으로 라이트노벨로서도, 소설로서도 너무나 부족하다. 갈등요소가 보이질 않으니 카타르시스가 없는 것은 당연. 구조가 마치 톱니바퀴가 서로 어긋나 삐그덕대는 기계장치를 억지로 가동시키고 있는 듯하다. 스토리텔링적 측면에서 독자한테의 배려가 절실히 필요해 보이는 작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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